현재 나는 어떤 영역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가. 반면에 어떤 영역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안정이 계속될수록 축적되는 리스크
반취약성
반취약성이란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에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을 뜻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의 책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반취약성'이라고 표현하면 딱딱하고 강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신조어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했다.
외부의 혼란과 압력이 강해지면 성과가 저하되는 성질을 취약성의 정의라고 한다면, 대치되어어야 하는 것은 '혼란과 압력이 강해지면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이라고 본 탈레브는 이를 '반취약성 = anti-fragile'이라 명명했다.
반취약성은 내구력이나 강건함을 초월한 의미다. 내구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을 견디고 현상을 유지한다. 하지만 반취약성을 지니면 충격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 그리고 인간의 신체와 같이 살아 있는 것, 유기적인 것, 복합적인 것과 책상 위의 스테이플러와 같은 무기적인 물건과의 차이는 반취약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안티 플래질]-
예를 들어 노이즈 마케팅도 안티 프래질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는, 주인공 벨포트가 사장으로 일했던 금융 트레이딩 회사를 폄하하는 기사가 미국 경제 잡지인 <fortume>에 게재되자 격노하는 주인공 벨포트를 아내가 달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아내는 "이 세상에 해로운 홍보란 없는 법이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bad publicity"라고 말한다. 아내 말대로 결국 이 폄하 기사를 계기로 벨포트의 회사에서는 입사 지원이 쇄도했고 이후 사업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했으니 이 또한 스트레스에 의해 오히려 조직의 성과가 올라간 예로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다. 절식이나 운동이라는 '부하'를 걸어 놓으면 오히려 건강해지는 것 또한 반취약적 특성이다.
탈레브가 반취약성 개념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우리가 예측이 무척 어려워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적은 상황일수록 시스템은 취약해지게 마련이므로 언제나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일정하게 가해야 한다.
그 실패가 학습을 독려하고 조직의 창조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큰 조직에서 근무하며 그 안에서 줄곧 지내다 보면 자신의 기술이나 지식 같은 인적 자본과 인맥, 신용 등의 사회 자본이 대부분 기업 내에 축적된다. 그런데 이러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은 그 조직 사회를 떠나게 되면 그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즉 사람을 하나의 기업으로 생각할 때, 이 사람의 대차 대조표는 그 회사에서 나오는 순간 극히 취약해지고 마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젊을 때 많은 실패를 맛보는 것, 여러 조직과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한 장소가 아닌 분리된 여러 장소에 형성하는 것 등의 요건이 중요해진다. 하나하나의 조직과 커뮤니티는 취약할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과 커뮤니티의 존속보다도 그 사람의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의 축적이다. 만약 속해 있던 조직과 커뮤니티가 소멸된다 하더라도 소속된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면 그 사람의 사회 자본은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고 아메바형으로 분산되어 유지될 수 있다.
오늘날처럼 앞일을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에서 겉으로 보기에 강건해 보이는 시스템이 실은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경력에 '반취약성'을 어떻게 끌어들여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나의 경력/삶을 위해 '반취약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회사라는 조직과 시스템이 무너지더라도 나의 삶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회사라는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n 잡이다. 회사라는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이 n 잡을 진행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이는 온전히 회사에만 내 모든 인생을 담고 있던 이전의 삶을 n 잡으로 분산한 형태라 생각한다.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또 다른 형태는 주식 투자이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현금으로만 유지할 시 마이너스가 된다 판단하여 주식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주식은 지수에 넣고 있으며 한국 주식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우량주 중심으로 갖고 있다. (주식을 매일매일 확인하기에는 현재 나는 n 잡을 유지하기에도 버겁기 때문에 위와 같은 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나의 n 잡을 위해 '반취약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현재 생각나는 건 n잡의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각 파이프라인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인스타툰에서 그리던 내 일상을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장기 계획이다. (인스타툰과 유튜브의 세계관 통일!) 현재는 인스타툰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스타툰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시점에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대신 유튜브 초창기에는 어떤 인스타툰인지 노출시키지 않음으로써 유튜브 고유의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축적한다. 시간이 흘러 유튜브 또한 안정이 되었을 때 인스타툰의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연결시킨다. 각 플랫폼의 고유 자본은 형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연결되기 때문에 각 플랫폼 간의 취약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각 플랫폼이 갖는 혼란과 압력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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